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이전글에서 런던 숙소 이야기를 할 때 영국의 음식에 대해서도 잠깐 얘기를 했었는데요.
아직 영국 음식을 먹어보진 못했지만, 영국 음식에 대한 두려움이 컸습니다.
여행을 할 때 이런 자세는 좋지 못한데요.
현지에 있을 때 현지 음식을 먹어보지 못하면, 다시 그 곳을 방문해서 먹어보기 위해서 많은 시간과 비용이 다시 필요하기 때문 입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영국에서는 식비를 아끼는 것으로 결정을 했기 때문에, 가성비 높은 음식 위주로 맛집 방문 계획을 잡았습니다.
영국 전통 음식만을 고집할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습니다.
일단 뭔가 땡기는 것이 없었다고 해야할까요?
인터넷에서 미국 3대 햄버거 체인에 대한 얘기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개개인에 따라 평가가 다르긴 하지만, 대체로 인앤아웃, 파이브 가이즈, 쉑쉑(쉐이크쉑) 순으로 보여지더군요.
쉑쉑(쉐이크쉑)은 국내에 진출한지 좀 지난 시점에 강남역점에서 먹어본 적이 있습니다.
버거도 맛나고, 감자도 맛나고, 밀크쉐이크 역시 맛있었습니다.
가격만 빼고 다 좋았습니다. 가격은 현지화 안되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쉑쉑(쉐이크쉑)
인앤아웃은 해외에 매장이 없어 보입니다.
런던에도 없을 정도면 다른데도 없는 거겠죠.
즉, 인애아웃 햄버거를 맛보려면 미국에 가야만 한다는 것이죠.
우리에게 미국은 언젠가 가보긴 하겠지만, 선뜻 여행계획을 세우지는 못하는 희안한 나라 입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는 영국에서 맛 볼 수 있습니다.
유럽에 매장이 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국 런던에서 가기로 한 것은 단 하나의 이유 입니다.
런던에 맛난 음식이 별로 없을 것 같으니, 이왕 가보려면 런던에서 한 끼 식사로 먹어보자 였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피카딜리 서커스 역 매장
런던 시내 반일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내셔널 갤러리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마침 점심시간 입니다.
계속 걸어 다니고, 다니는 도중 적당한 간식 섭취를 하지 못한 상태여서 배가 몹시 고팠습니다.
여행 다닐 때 배가 고프면 안됩니다.
기운이 빠지면 여행의 전반적인 분위기도 다운되기 때문입니다.
원래 계획은,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는 숙소 근처인 킹스크로스 역 근처의 파이브 가이즈 매장을 방문해서 먹는 것 이었는데요.
투어를 마치고 나서 배가 너무 고파서 계획을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근처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결정했는데, 딱히 떠오르는 메뉴도 없고 맛집을 검색할 여유도 없었습니다.
여행계획을 세울 때 봤었던 것이 생각나, 내셔널 갤러리 근처 파이브 가이즈 피카딜리 서커스 역 매장을 가기로 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그랬을까요? 무심결에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아닌 조금 돌아서 가는 길로 걸어서 왔습니다.
역시 여행 중에는 배가고프면 안됩니다.
피카딜리 서커스역 근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영국 런던의 중심가 다운 모습입니다.
구글맵의 도움으로 어렵지 않게 파이브 가이즈 매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붉은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깔끔한 인상의 매장 내부 입니다.
2층으로 된 매장이었는데, 1층 매장 전면에는 손님들로 꽉 차 있었습니다.
1층의 깊숙한 안쪽, 2층은 그나마 공간의 여유가 있었습니다.
사진 오른쪽의 박스는 땅콩 기름 입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패터닌 모두 땅콩 기름으로 조리됩니다.
파이브 가이즈의 독보적인 맛을 유지하기 위한 것 입니다.
그렇다는 것은 땅콩 알러지가 있는 분들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자신들의 독보적인 맛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고객의 이탈을 감수하겠다는 것 입니다.
땅콩 알러지 있는 사람들은 먹지도 못하는 것이냐? 하고 항의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굽히지 않는 것, 햄버거의 정체성을 잃어 가면서 까지 고객의 항의를 받아줄 수는 없다는 것 아닐까요?
제품 생산자는 이런 고집도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땅콩 알러지가 없기 때문에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맛볼 수 있었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주문
파이브 가이즈는 주문하는 고객의 성향에 따라 재료를 조합하여 주문을 할 수 있습니다.
그 조합의 수가 무려 25만 가지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런 다양성은 우리 같이 주문 울렁증을 가진 사람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이런 류의 매장에서 주문을 할 때 드는 생각은, 메뉴판 한 구석에 가장 맛있는, 잘 팔리는 조합을 알려주고 숫자만 말하면 바로 주문 가능하면 좋겠다 입니다.
블로그 검색을 통해 한국인들이 주로 주문하는 조합을 찾아 햄버거 주문을 했습니다.
S가 메뉴판을 보고 먹고싶은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불러서 주문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럼 다른 하나는 어떻게 줄까? 하고 묻는게 아니겠습니까. ㅠㅠ
그럴 때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는 “Same” 밖에 없습니다. 너무 “Shame” 하네요.
멀고먼 유럽의 나라 영국에 와서 미국 3대 버거 중 하나인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를 주문하면서 우리가 저지른 만행.
언제 다시 먹어볼지 모르는데, 두 개를 같은 조합으로 주문하다니. ㅠㅠ
기내식도 서로 다른 것을 주문해서 나눠먹었던 우리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똥멍청이 같으니라고~
파이브 가이즈 음료 자판기
주문을 완료하고 잠시 기다리면 햄버거와 감자튀김이 나옵니다.
주문대 근처에서 대기하다가 자신의 주문번호를 부를 때 가서 받아오면 됩니다.
햄버거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무료로 제공되는 양념으로 조리된 땅콩을 담았습니다.
이 땅콩은 무제한 무료로 제공됩니다. 와우~
그러나 먹어보면 압니다. 무제한 먹을 수가 없습니다.
양념이 꽤나 세게 되어 있고 먹을 수록 땅콩기름의 느끼함이 올라옵니다.
왕창 먹어주겠어~ 하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조그만 종이 상자에 담아온 한 상자 조차 다 먹지 못했습니다.
느끼함 때문인지 무더위 때문인지 콜라를 여러번 리필해서 마셨습니다.
콜라는 주문시 빈 종이컵을 줍니다. 그 종이컵에 자판기를 이용해서 따라 마시면 됩니다.
자판기 마다 2명 정도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더군요.
맨 뒤에 줄을 서고 앞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오홍~ 이렇게 저렇게~ 그렇구나~
콜라, 환타 이렇게 주문하는 우리나라 패스트푸드점과 달리 여기는 콜라도 여러 종류가 있고, 환타도 그렇고, 다른 음료도 그렇습니다.
정말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고, 그 취향을 존중하는 곳 이구나 싶었습니다.
미리 컨닝을 해 둔 덕분에 음료를 무사히 마실 수 있었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즐기기
어렵사리 주문을 마치고 받아온 햄버거, 감자튀김, 콜라, 땅콩 입니다.
은박지에 대강 쌓여져 있는 것이 바로 그 유명한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입죠~
조그만 땅콩 박스도 보이시죠? 저걸 다 먹지 못했다니까요.
감자튀김 양은 스몰 임에도 엄청 많습니다.
소스는 캐첩과 마요네즈 두 종류가 있습니다.
주문한 햄버거를 받을 때, 매장에서 먹고 가겠다고 했음에도 종이백에 담아주길래 의아했는데요.
여기는 보통의 패스트푸드점 처럼 음식을 접시에 주지 않더군요.
저렇게 포장된 종이백을 들고 자리에 와서 앉아서 종이를 찢어 펼친 후 먹으면 됩니다.
다 먹으면 저 종이로 잘 말아서 쓰레기통에 버리면 되고요.
우리가 주문한 파이브 가이즈 햄버거 입니다.
패티를 두 장 들어간 것으로 주문했는데요.
일반적인 한국인이라면 패티 한 장으로 주문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고기를 좋아하긴 하지만, 두 장은 너무 고기고기 하더군요.
패티도 두꺼워서 한 입에 베어 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버거킹에서 먹었던 와퍼도 꽤나 두툼한 고기고기 버거라 생각했는데, 이거에 비하면 약과 입니다.
버거도 맛있었지만, 감자튀김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껍질채 튀겨진 감자튀김이 참 맛났습니다.
버거와 감자튀김 모두 미국식 투박함이 느껴지고 맛도 조금 투박하지만, 버거와 감자튀김의 본질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파이브 가이즈 가격은 저렴하진 않더군요.
영국이라 그런 것일까요? 미국에서 먹으면 저렴할까요?
파이브 가이즈 홈페이지에 가봐도 역시 뭐가 뭔지 잘 모르겠네요.
미국식 메뉴와 주문방법은 여전히 어려운 벽 입니다.
다음에 다시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 때는 좀 더 최적화 된 주문을 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