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런치 세트

맥도날드 런치 세트만 먹다가 유럽 햄버거 가격에 놀라다

맥도날드 런치 세트

 

맥도날드 런치 세트, 지금은 런치 세트가 아닌 하루종을 4,900원 메뉴로 변경된 빅맥 세트는 우리 부부의 최애 패스트푸드 메뉴 입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는 가성비가 있는 점심시간 런치 세트로 먹었을 때의 이야기 입니다.

제 가격을 다 주고 먹는 빅맥 세트는 가성비가 떨어지기 때문에 잘 사먹지 않습니다.

유럽에 가서 까지 맥도날드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일은 가급적 피하자고 했던 이유 중에 하나는, 아마도 런치 세트 같은 가성비 메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른 색다르고 맛있는 메뉴가 많을 텐데, 굳이 맥도날드와 같은 패스트푸드를 먹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를 나오니 배가 고픈게 느껴집니다.

점심에 먹은 스테이크는 이미 소화가 다 되었을 시간이기도 합니다.

근처에 감자튀김 맛집이 있다는 걸 검색으로 알고 왔기에, 간식으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감자튀김 맛집을 선택했습니다.

 

암스테르담 감자튀김 맛집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VLEMINCKX 라는 감자튀김 맛집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보통 케첩 소스와 함께 감자튀김을 먹는 우리와 달리, 마요네즈 소스와 함께 즐긴다고 합니다.

암스테르담 감자튀김 맛집에 도착했는데, 아뿔사!

너무 늦었잖아요~ ㅠㅠ

영업시간이 끝났습니다.

 

암스테르담 감자튀김 프렌치프라이 맛집
암스테르담 감자튀김 프렌치프라이 맛집

 

굳게 닫힌 감자튀김 맛집의 문을 보면서, 배고품과 막연함에 멍해졌습니다.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에서 마신 맥주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상적인 사고가 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안녕~ 암스테르담 감자튀김 맛집~

우린 내일 아침 일찍 브뤼셀로 가야해.

다음에 만나~

 

맥도날드 런치 세트만 먹던 우리가

 

뭔가 예정에 어긋나는 일이 발생하면 짜증, 멍해짐, 피로감 등이 몰려오는 사람.

그게 바로 저에요~ ㅠㅠ

 

갈 곳을 잃은 우리는 혼란스러웠습니다.

배는 고프고 다른 맛집 정보는 없었습니다.

배가 고파지면 짜증이 더 나기 때문에 빨리 뭔가를 먹는게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일단 다시 트램을 타고 암스테르담 시내 중심부로 향했습니다.

유럽의 상점들은 문을 일찍 닫기 때문에 가급적 중심부로 가야 문을 연 곳이 있을 것 같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암스테르담 시내 중심가 운하 풍경
암스테르담 시내 중심가 운하 풍경

 

사진 속은 밝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금 어두웠습니다.

유럽의 여름은 낮이 길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도 밝습니다.

운하에 정박한 유람선들, 한적한 운하를 유유히 항해하는 개인보트, 예쁜 하늘과 건물들.

배고품도 잊은 채 잠시 풍경을 감상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린 유럽에 온지 이제 만 이틀 정도 되었기 때문입니다.

첫 유럽여행, 첫 도시의 이국적인 풍경은 우리를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암스테르담 마담 투소 박물관
암스테르담 마담 투소 박물관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려보니 마담 투소 박물관이 보입니다.

넓은 광장에 핫도그를 판매하는 노점도 보입니다.

저런 노점에서 현지인처럼 핫도그 하나 사먹고 왔어야 했는데.

배고프고 당황한 상태에서 낮선 도전은 쉽지 않았습니다.

광장 주변을 구글맵으로 조회해보니 맥도날드가 있다고 나옵니다.

가자 맥도날드로~ 먹자 빅맥 세트~

 

패스트푸드 사총사, 우리의 선택은? 맥도날드 런치? 이브닝?

 

맥도날드를 찾아간 번화가에 패스트푸드 사총사가 있었습니다.

서브웨이, FEBO(페보?), 버거킹, 맥도날드.

FEBO를 제외하고는 익숙한 브랜드 입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패스트푸드 사총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패스트푸드 사총사

 

FEBO는 뭐지?

검색해보니 네덜란드 국적의 패스트푸드 브랜드 입니다.

 

암스테르담 로컬 패스트푸드 FEBO
암스테르담 로컬 패스트푸드 FEBO

 

다른 곳과 달리 이미 조리된 음식이 보관함에 있고, 돈을 지불하고 음식을 꺼내서 먹는 방식입니다.

오~ 신기한데~

 

신기한 것을 처음 본 우리.

익숙한 맥도날드 매장으로 향합니다.

유럽여행을 2015, 2018 두 번 다녀왔는데, 아직 FEBO는 맛을 보지 못했습니다.

2015년 8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내 중심부에 갔을 때, 그 때 먹어봤어야 했습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맥도날드 메뉴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우선 메뉴판을 확인했습니다.

 

암스테르담 맥도날드 메뉴
암스테르담 맥도날드 메뉴

 

우리 눈에 보이는 거라곤 Bic Mac 5.95 밖에 없었습니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 와서도 낮설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제 주문을 해야하는데, 메뉴판 어디에소 SET와 같은 단어가 보이질 않습니다.

VOORDEEL MENU 는 도대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직원에게 빅맥 세트 하나 달라고 했습니다.

우리에게 다시 뭔가를 물어보는 직원에게 OK를 남발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받은 메뉴는 빅맥 세트 하나.

배는 고팠는데, 조금 다투고 난 뒤라 체할 것 같은 느낌에 하나만 주문했습니다.

 

암스테르담 맥도날드 빅맥 세트 7.3유로
암스테르담 맥도날드 빅맥 세트 7.3유로

 

가격은 7.3유로.

우리가 서울에서 먹었던 빅맥 런치세트 가격의 두 배가 넘는 가격!

그런데 빅맥 세트의 감자와 콜라가 사이즈가 큽니다.

영수증을 살펴보니 가장 큰 사이즈로 주문을 했더군요.

 

빅맥 버거
빅맥 버거

 

익숙한 모양의 빅맥 버거를 보니 조금 안심이 되더군요.

하지만 맥도날드에 들어오기 전에 있었던 다툼으로 인해 S의 컨디션이 좋지 않았습니다.

S는 거의 먹지 않고 저만 조금 먹었습니다.

둘이서 빅맥 세트 하나를 다 먹지 못했습니다.

남은 버거와 감자칩을 종이백에 담아서 호텔로 가기로 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암스테르담 중앙역

 

시간은 이제 저녁 8시가 넘어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숙소인 홀리데이인 호텔이 암스테르담 외곽에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지하철 승강장을 향하는 도중, 멋진 모습이 암스테르담 중앙역 사진을 한 장 찍었습니다.

서울에서 저녁 8시면 한창 사람들로 붐빌 시간인데, 암스테르담 시내는 상점들이 대부분 문을 닫은 한적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모습은 우리가 익숙해져야 하는 유럽의 저녁시간입니다.

 

작은 다툼은 있었지만,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우리는 곧 다정한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이제 숙소에 돌아가서 편히 쉬고 다음 일정을 준비하기로 했습니다.